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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 근처에 운하가 있습니다. 나무도 많고 강물도 흐르니 여름만 되면 모기가 유별나게 기승을 부립니다. 어떤 날은 물린 자국이 벌겋게 부어올라 '혹시 이게 그냥 모기 물린 게 맞나?' 싶을 때도 있었습니다. 여름철 모기·진드기 매개 감염병은 초기 증상이 단순 감기나 피부 트러블처럼 보여서 방치하기 쉽지만, SFTS·말라리아·일본뇌염은 빠른 대처가 정말 중요한 질환들입니다.

모기·진드기 매개 질환, 왜 여름에 더 무서운가
솔직히 처음에는 '더우면 모기도 활동을 멈추지 않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날씨가 너무 뜨거우면 야외 활동량이 줄어드는 건 사람뿐 아니라 벌레도 마찬가지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서입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겪어보니 그건 반만 맞는 이야기였습니다. 낮에는 줄어드는 것처럼 보여도, 그늘진 실내 구석이나 하수구 주변에서 번식을 이어가다가 새벽이나 저녁에 다시 활발하게 움직이더라고요.
기온이 올라가면 매개체 감염병(vector-borne disease)의 발생 위험도 함께 높아집니다. 여기서 매개체 감염병이란, 모기나 진드기처럼 특정 생물이 병원체를 사람에게 옮기는 방식의 감염병을 뜻합니다. 사람 간 직접 전파가 아니라 중간 매개체를 거친다는 점이 특징이고, 그래서 예방의 핵심도 사람과 매개체 사이의 접촉을 차단하는 데 있습니다.
특히 야외 캠핑이나 등산, 농사일처럼 풀밭이나 수풀에 가까이 가는 활동이 많아지는 여름에는 노출 빈도 자체가 올라가기 때문에 위험도도 자연스럽게 높아집니다. 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더 신경 쓰일 수밖에 없는 계절이라는 데 저도 충분히 공감합니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말라리아·일본뇌염, 각각 어떻게 다른가
이 세 가지를 같은 여름 질환으로 묶어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매개체도 증상도 꽤 다릅니다. 제 경험상 이 차이를 미리 알아두면 증상이 나타났을 때 훨씬 빠르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먼저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입니다. 작은소피참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질환으로, 쉽게 말해 산이나 풀밭에 서식하는 작은 진드기가 혈액을 통해 바이러스를 옮기는 방식입니다. 4~15일의 잠복기를 거쳐 38~40℃의 고열이 나고, 구토·설사 같은 소화기 증상이 동반됩니다. 혈소판과 백혈구 수치가 동시에 감소하는 것이 특징적인데, 현재까지 승인된 백신이나 특이적 치료제가 없어 예방 수칙을 지키는 것이 사실상 유일한 방어 수단입니다(출처: 질병관리청 감염병포털).
말라리아는 얼룩날개모기 암컷이 매개체입니다. 국내에서는 주로 경기 북부와 강원 지역에서 삼일열 말라리아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삼일열 말라리아란 열이 48시간 주기로 반복적으로 오르내리는 형태를 말하는데, 오한→고열→발한 순서로 증상이 파도처럼 반복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두통, 근육통, 구토도 함께 나타납니다.
일본뇌염은 작은빨간집모기가 매개체입니다. 대부분의 감염자는 무증상으로 지나가지만, 일부에서는 고열·두통·복통이 나타나고 드물게는 경련이나 의식 장애처럼 심각한 신경계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다행히 국가예방접종 대상 질환으로 지정되어 있어 백신 접종으로 예방이 가능합니다.
- SFTS: 작은소피참진드기 매개, 고열+소화기 증상+혈소판·백혈구 감소, 치료제 없음
- 말라리아: 얼룩날개모기 암컷 매개, 오한·고열·발한 주기적 반복, 경기 북부·강원 지역 주의
- 일본뇌염: 작은빨간집모기 매개, 대부분 무증상이나 신경계 합병증 가능, 백신 접종 가능
증상이 나타났을 때 확인하는 진단 방법
저도 처음엔 모기에 물린 뒤 열이 좀 나면 '피곤해서 그런가' 하고 넘겼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름철 고열은 단순 피로와 감별이 쉽지 않아서, 특히 야외활동 후에 열이 난다면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훨씬 안전합니다.
SFTS나 일본뇌염은 혈액 검사로 진단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유전자 검사(PCR)와 항체 검사를 통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혈소판 및 백혈구 수치를 함께 확인합니다. 여기서 PCR(중합효소연쇄반응)이란 혈액 안에 바이러스의 유전자가 존재하는지를 극미량에서도 감지해내는 정밀 검사 기법으로, 감염 초기부터 비교적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말라리아는 조금 다릅니다. 혈액 도말 검사라는 방식을 사용하는데, 이는 채혈한 혈액을 유리판 위에 얇게 펴서 현미경으로 직접 적혈구 안의 원충(말라리아 기생충)을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항체 검사나 PCR과 달리 원충이 직접 눈에 보이는 방식이라 비교적 직관적인 진단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출처: 질병관리청 건강정보포털).
고열이 지속되거나 구토·설사가 이틀 이상 이어진다면 병을 미루지 마시길 바랍니다. 야외활동 후에 생긴 증상이라면 특히 더 빠르게 가까운 병원을 찾는 것이 맞습니다. 이 부분만큼은 저도 단호하게 권하고 싶습니다.
야외활동 전·중·후, 단계별 예방 수칙
나라에서 여름철 방역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예방법이나 주의사항을 더 두루 알려줬으면 하는데, 솔직히 그 부분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느끼는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것이기도 합니다. 미약하더라도 이 글을 보신 분들이 조금이라도 더 조심하실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야외활동 전에는 피부 노출을 줄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긴 소매, 긴 바지, 모자가 기본이고 기피제도 꼭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기피제(repellent)란 모기나 진드기가 피부에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피부나 옷에 바르는 방충 화학물질로, DEET 또는 이카리딘 성분이 함유된 제품이 효과적입니다.
활동 중에는 풀밭이나 수풀에 직접 앉지 않도록 합니다. 돗자리를 사용하더라도 가장자리까지 진드기가 올라올 수 있으니 옷이나 짐을 풀밭에 내려놓는 행동도 되도록 피하는 것이 맞습니다. 제 경험상 이 부분을 무심코 넘기는 경우가 가장 많았습니다.
귀가 후에는 바로 샤워하고 착용했던 옷을 세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드기는 물릴 때 통증이 없어서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머리카락 속, 겨드랑이, 무릎 뒤처럼 피부가 접히는 부위를 꼼꼼히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진드기가 이미 피부에 붙어 있다면 무리하게 잡아당기지 말고, 핀셋으로 최대한 피부 가까이에서 천천히 제거한 뒤 병원을 찾는 것이 원칙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진드기에 물렸는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A. 진드기는 물릴 때 통증이 거의 없어서 스스로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야외활동 후 귀가하면 머리카락 속, 겨드랑이, 무릎 뒤 같은 피부가 접히는 부위를 손으로 꼼꼼히 만져보는 방법이 현실적입니다. 작은 점처럼 붙어 있거나 이물감이 느껴지면 진드기일 가능성이 있으니 즉시 병원에 가는 것이 맞습니다.
Q. 더운 여름에도 모기가 활동하나요?
A. 한낮의 강한 더위에는 활동이 줄어든다는 의견도 있는데, 저는 실제로 새벽이나 저녁에 실내에서 모기에 물린 경험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기온이 높더라도 그늘진 실내나 하수구 주변에서 번식을 계속하기 때문에, 여름 내내 경계를 늦추지 않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Q. 말라리아는 해외 여행자만 걸리는 병 아닌가요?
A. 해외 유입 사례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국내에서도 경기 북부와 강원 지역을 중심으로 삼일열 말라리아 감염이 꾸준히 보고되고 있습니다. 해당 지역에서 야외활동을 한 뒤 발열과 오한이 반복된다면 해외를 다녀오지 않았더라도 말라리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Q. SFTS는 사람 간 전염도 되나요?
A. SFTS 바이러스는 기본적으로 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다만 감염자의 혈액이나 체액에 직접 접촉하면 전파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환자를 돌볼 때는 보호 장갑 착용 등 주의가 필요합니다. 일반적인 생활 접촉으로는 전파되지 않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현재로선 지배적입니다.
결론
저는 매년 여름마다 모기와 식중독, 장염을 제일 걱정합니다. 바닷가 옆 운하가 흐르는 동네에 살다 보니 더 예민해진 면도 있겠지만, 사실 이런 걱정은 저만의 이야기가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더워서 체력은 바닥이 나고 입맛도 없는 계절에 몸까지 상하면 정말 버티기 힘들어집니다.
고열이 나거나 구토·설사가 이틀 이상 이어진다면 병원을 미루지 마시길 진심으로 권합니다. 야외에 나갈 때는 돗자리를 챙기고, 들어올 때는 샤워부터 하는 것. 거창한 예방법이 아니라 이 작은 습관들이 여름철 건강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질병관리청 감염병포털 — 모기·진드기 매개 감염병 정보 / 질병관리청 건강정보포털 — SFTS·말라리아·일본뇌염 질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