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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퇴행성 디스크가 50대 이후의 이야기인 줄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국가고시를 준비 중인 저희 딸이 20대의 나이에 퇴행성 디스크 진단을 받았습니다. 2년간 이어진 임상 실습과 수험 생활이 쌓이면서 생긴 결과였습니다. 엄마 입장에서 뭐라 말을 꺼내기가 너무 착잡했습니다. 이 글은 같은 상황에 처한 분들이 조금이라도 먼저 대비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씁니다.

20대에 퇴행성 디스크가 오는 원인과 증상
딸아이의 MRI 결과지를 처음 봤을 때, 의사 선생님이 "디스크 수핵이 수분을 잃고 있다"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여기서 수핵이란 척추뼈와 척추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젤리처럼 말랑한 중심 조직을 말합니다. 이 수핵이 수분을 잃으면 디스크 전체의 높이가 낮아지고 탄력이 떨어지는데, 이 상태를 퇴행성 디스크라고 부릅니다. MRI 영상에서 건강한 디스크는 밝게 보이는 반면, 수분이 빠진 디스크는 까맣게 변색되어 나타납니다.
이게 꼭 나이 든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가장 큰 이유입니다. 간호학과 실습 과정은 하루 수 시간씩 서 있거나 앉아서 차트를 작성하고, 집에 돌아오면 다시 수험 공부를 해야 합니다. 자세가 무너질 수밖에 없는 환경입니다. 장시간의 굴곡된 자세가 디스크에 지속적인 압력을 가하고, 이것이 쌓이면 20대라도 퇴행성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는 걸 이번에 몸소 배웠습니다.
딸아이가 호소한 증상은 처음에 단순한 허리 뻐근함이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엉덩이부터 허벅지 뒤쪽으로 이어지는 당김과 저림이 생겼습니다. 이를 하지방사통이라고 하는데, 하지방사통이란 디스크 손상이나 염증으로 인해 척추에서 뻗어나오는 신경이 자극을 받아 다리 쪽으로 통증이나 저림이 퍼지는 증상을 말합니다. 처음에는 오래 앉아있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겼는데, 이런 신호를 그냥 지나치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출처: 서울아산병원 건강정보).
20대 퇴행성 디스크의 주요 증상 체크리스트
아래 항목 중 두 가지 이상 해당된다면 전문의 검진을 받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딸아이의 경우는 이 중 세 가지가 겹쳐 있었습니다.
- 앉아 있거나 서 있을 때 허리가 묵직하고 뻐근한 느낌이 반복된다
- 엉덩이·허벅지·종아리까지 당기거나 저린 하지방사통 증상이 있다
- 허리를 앞으로 숙이거나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심해진다
- 아침에 일어날 때 특히 허리가 굳는 느낌이 든다
- 같은 자세를 30분 이상 유지하면 통증이 급격히 악화된다
수술 없이 관리하는 비수술 치료법과 생활 습관
딸아이 진단 직후 제가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수술해야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전문의 설명을 들어보니, 근력 저하나 진행성 신경 이상, 즉 발가락이나 발목에 힘이 빠지거나 배뇨 장애가 없다면 바로 수술로 가는 경우는 드물다고 했습니다. 이런 상태가 아니라면 보존적 치료를 먼저 충분히 시도해볼 수 있다는 말이 솔직히 예상 밖이어서 조금 안도했습니다.
비수술 치료는 크게 세 단계로 나뉩니다. 먼저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도수치료로 염증과 통증을 먼저 가라앉힙니다. 도수치료란 치료사가 손으로 직접 척추와 주변 근육·관절을 조작해 구조적 불균형을 바로잡는 치료로, 단순 마사지와는 다릅니다. 그 다음 단계로는 신경차단술이나 경막외 신경성형술(PEN) 같은 시술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경막외 신경성형술(PEN)이란 가느다란 카테터를 척추 내 경막 바깥쪽 공간에 삽입해 염증과 유착을 직접 완화시키는 시술로, 신경 압박으로 인한 하지방사통 완화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출처: 한국의약품정보원 통증의학 자료). 마지막 단계는 재활 치료인데, 이게 장기적으로는 가장 중요합니다.
제가 딸아이에게 가장 신경 쓰는 부분도 결국 일상 속 관리입니다. 치료를 받아도 생활 습관이 그대로면 재발은 시간문제라는 걸, 이번 일을 겪으면서 분명히 깨달았습니다. 50분 공부하면 5분은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하도록 타이머를 맞춰두었고, 코어 근육 강화 운동을 처음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평지 걷기부터 시작하도록 했습니다. 코어 근육이란 척추를 감싸는 심부 근육군을 말하는데, 이 근육이 약해지면 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이 고스란히 늘어납니다. 치료 효과를 제대로 살리려면 이 근육을 꾸준히 강화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나이가 40대를 넘다 보니 이런 일이 제 주변에서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아프지 않을 때는 이런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는 게 사람인가 봅니다. 버스 안에서, 일상 속에서 노인이나 아픈 분들을 함부로 대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우리도 반드시 저 자리에 간다'는 생각이 납니다. 건강도 결국 미래의 나에게 배푸는 일이라고, 딸아이 일을 겪으면서 다시 한번 절감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20대인데 퇴행성 디스크라고 하면 꼭 수술해야 하나요?
A.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발가락·발목 근력 저하나 배뇨 장애 같은 진행성 신경 이상이 없다면 도수치료, 신경차단술, 재활 운동 같은 비수술 치료를 먼저 충분히 시도합니다. 저희 딸도 수술 없이 치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만 상태에 따라 접근이 달라지므로 MRI 검사 후 전문의 판단이 중요합니다.
Q. 하지방사통이 있으면 무조건 디스크인가요?
A.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하지방사통은 퇴행성 디스크 외에도 이상근 증후군이나 협착증 등 다른 원인으로도 생길 수 있습니다. 정확한 원인을 구별하려면 MRI 같은 영상 검사와 전문의 진찰이 필요합니다. 다리가 저리고 당기는 증상이 2주 이상 반복된다면 그냥 두지 마시고 병원을 찾으시는 게 맞습니다.
Q. 퇴행성 디스크에 걷기 운동이 정말 도움이 되나요?
A. 제 경험상, 무리한 운동보다 평지 걷기처럼 부담 없는 유산소 운동이 초기 재활에 훨씬 맞습니다. 걷기는 척추 주변 근육에 가벼운 자극을 주면서 혈액순환을 도와 염증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단, 통증이 심한 급성기에는 전문의와 상의하고 시작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앉아서 공부를 많이 하는 수험생인데 어떻게 자세를 관리하나요?
A. 50분 앉으면 5분은 반드시 일어나는 습관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의자에 앉을 때 허리를 등받이에 완전히 붙이고, 모니터나 책의 높이를 눈높이에 맞춰 목이 앞으로 숙여지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딸아이 책상에 타이머를 놓아둔 것이 저로서는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이었습니다.
결론
20대에 퇴행성 디스크 진단을 받은 딸아이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제가 가장 크게 느낀 건 '몸의 신호를 무시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아쉬움입니다. 허리 뻐근함을 공부 피로로만 여겼고, 다리 저림을 오래 앉아서 생긴 일시적 증상으로 넘겼습니다. 그 시간이 쌓여 결국 MRI 검사대 위에 눕게 됐습니다.
다행히 아직 비수술 치료로 관리가 가능한 단계이고, 도수치료와 재활 운동을 병행하면서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 '나는 아직 젊으니까 괜찮겠지'라고 생각하신다면, 저는 그 안일함이 가장 위험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허리나 다리 저림이 반복된다면 전문의와 상담해 지금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먼저입니다. 예방은 치료보다 훨씬 쉽고, 미래의 나에게 가장 잘 베푸는 일입니다.